첫 개인전 ‘오래 보다’연 산악인 사진가 민연식 씨
  • 등록일2013.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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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개인전 ‘오래 보다’연 산악인 사진가 민연식 씨
“눈에 보이는 그대로 느끼면 충분합니다”

 
중동고 산악부 출신으로 현재 한국산악회 기술위원을 맡고 있는 산악인 겸 사진가 민연식(49)씨가 자신의 첫 개인전을 열었다. 지난 9월 25일부터 10월 1일까지 일주일간 인사동 장은선 갤러리에서 열린 사진전에서는 나무를 모티브로, 동양의 수묵화적 기법을 이용한 흑백사진 20점을 선보였다.

“대학교에서 사진을 전공했고, 졸업 하고서는 개인 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상업사진을 주로 찍어왔어요. 그런데 최근 예술사진을 찍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지더라고요. 더 늦기 전에 저질러보자는 각오로 작품을 구상하게 됐죠.”

그런데 왜 산이나 숲이 아니라 나무였을까. 그것도 하필이면 헐벗은 나무를. 민씨는 작가노트를 통해 그 이유를 밝혔는데, 그가 작품을 구상하게 된 건 도봉산 선인봉 한가운데 있는 커다란 소나무 한 그루 때문이었다. 세월을 알 수 없는 인고의 시간을 버티며 바위틈에 뿌리 내린 소나무를 보며 아름다움을 넘어 경이로움마저 느끼게 된 것. 하지만 이번 전시회에는 소나무가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소나무를 발가벗겨버린, 그래서 잎사귀도 없고 줄기도 없는 나무의 ‘본질’이 등장한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다양한 삶이 나무의 그것과 닮아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무질서한 속에서도 조화를 이루고 있는 나무가 오히려 인간의 탐욕과 자만심을 질타하는 것 같았어요.”

동양화의 수묵화적 기법을 어디까지 발전시킬 수 있는지 실험하면서, 질감이 없는 겨울나무의 실체를 표현하기 위해 그가 들인 시간과 공은 상상 그 이상이다. “사실 이번 작품들은 철저하게 계산된 결과물입니다. 첨단 디지털 카메라 대신 아날로그 카메라를 이용해 오직 렌즈의 노출 시간을 맞추며 시간과 싸워야 했거든요. 어찌 보면 시계 바늘을 거꾸로 돌리는 무모한 짓일 수도 있죠.”

그뿐만이 아니었다. 겨울나무를 찍기 위해 경기도 일대의 동구릉과 광릉, 팔당 등지를 찾아다니며 그 대상을 골랐고, 현상과 인쇄에서는 여백을 채우기보다 불필요한 것들을 버리는 작업을 무수히 반복했다. 그 모든 것을 민씨는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 해냈다.

그의 사진 속 나무들은 보는 이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보인다. 어찌 보면 사람의 뇌신경인 뉴런처럼 보이기도 하고, 또 어찌 보면 말라버린 강줄기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작가가 진정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바로 그것이다.

“일차적으로는 나무를 찍었지만, 나무 너머의 무언가를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사진을 오래 보고 있으면 사람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생기는데, 그냥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 됩니다. 그것은 이미 그 사람 마음 속의 나무가 되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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