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경찰산악구조대 초대 대장 이홍기씨
  • 등록일2013.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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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경찰산악구조대 초대 대장 이홍기씨
“산악문화와 자연보호의 타협점이 필요합니다”

 
북한산에는 우이동을 근거지로 삼고 상주하는 외부인들이 있다. 경찰공무원과 의무경찰로 구성된 북한산경찰산악구조대(이하 북 한산구조대)다. 1971년과 1983년, 인수봉에서 2회의 큰 인명사고 가 있었던 일을 계기로 창설된 구조대는 올해까지 30년 동안 존속 하며 북한산에서의 구조작업 및 사고처리 등 임무를 완수하고 있 다. 북한산구조대의 초대 대장을 지냈던 이홍기씨를 만나 창설 당 시의 얘기를 들어보았다.

“경찰들 사이에서도 북한산에 사고가 잦다는 이야기가 나오던 참 이었어요. 마침 대통령 명으로 구조대 창설 지시가 내려왔죠. 답변 시행 과정에서 제가 산을 안다는 이유로 추천된 김에 자원을 해서 초대 대장을 맡았어요.”

이홍기씨는 초창기의 구조대 활동이 매우 힘들었다고 회상한다. 야영 제한이 없던 시기, 주말에 대학 산악부까지 산에 들어오면 400동에 이르는 텐트가 설치될 정도로 야영객이 많았다. 그 인원 속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정신이 없을 정도로 바빴다고 한다.

“북한산이 좀 넓습니까? 그에 비해 구조대는 저와 의경 5명뿐이잖 아요. 의경들에게 사고지로 이동을 지시하고 저도 다른 사고지로 향하고, 북한산 전역을 다 뛰어다녔죠. 그래도 구조대원들이 봉사 정신을 넘어 다들 잘 따라줬고 산에 있던 산악인들도 많이 도와줘 서 일을 잘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이홍기씨는 1983년 5월 창설 때부터 1990년 초까지 6년 8개월을 구조대 대장으로 근무하고 본직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현재는 도 봉산 입구 ‘천만불상회’ 옆 지하에서 호프집을 운영하고 있다. 북한 산 아래가 아닌 도봉산으로 흘러간 것이 아쉽지만, 그는 “산 밑에 있으니 옛날 사람도 만나고 후배들도 볼 수 있어서 좋다”고 말한다. “이제 곧 전국의 산장들이 계약만료로 무인대피소가 되거나 철거 될 겁니다. 그 전에 산 사람들이 모일 곳을 유지해야겠다는 생각으 로 호프집을 시작했어요. 산장의 대안으로 수련원 같은 곳을 만들 어봤자 일반인들 워크숍 장소로나 사용될 뿐이죠.”

그래서 그는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산에서의 야영을 무조건 막는 일 에 회의심을 가지고 있다. 텐트를 칠 공간 정도는 있어야하는데 지 금은 산에서 야영을 하면 죄인이 된다는 것. 이는 산악인들뿐 아니 라 청소년들에게도 자연과 함께 할 기회를 빼앗는 것과 같다.

“관리공단이 생긴 이후 환경적으로는 정말 좋아졌어요. 하지만 본 래 있던 산악활동도 인정은 해줘야죠. 자연보호도 좋지만 야영을 너무 불법으로 몰아버리니 산악문화가 없어지는 것 같아 너무 아 쉬워요. 이대로라면 김밥 들고 가는 산행 외에는 산을 찾을 방법이 없잖아요. 그리고 산악인들도 이제는 나쁜 습관을 좀 버려야해요. 산에서 받는 스트레스 때문에 그러는 줄 알지만, 크게 술판까지 벌 이는 건 자제해야지 않겠어요?”

경찰공무원의 임무로 인해 산과 깊은 인연을 맺은 이홍기씨. 언젠 가부터 그의 모습은 영락없는 산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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